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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언니, 오빠, 형, 누나들에게 듣는 '성' 교육 초, 중등 학생 아이들이 크면 반드시 오게 되는 사춘기!호기심에 비해 아이들의 고민을 상담할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전문기관과 선생님을 통해 풀수 있는 고민이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요? 아이들 입장에선 어렵고 쑥스러운, 또래가 아니면 가장 꺼내기 쉽지 않은 주제!비밀 아닌 비밀 고민!바로 ‘성’입니다. 나눔의집은 이런 학생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또래는 아니지만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젊고 멋진 언니 오빠, 형, 누나에게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2월 말 연세대의료청년봉사단 친구들이 저희 나눔의집 공부방 고학년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했습니다. ‘성’ 하면 벌써부터 쑥스러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진지하고 편히 말할 수 있게 끔 남자, 여자 학생부로 나눠 교육을 .. 더보기
추억을 나누는 그림책 읽기_박유리 간사(결연가정) “이것이 글씨여? 내가 아는 게 아닌디? 아따 이것도 글씨네...허허...” 성경책 읽어보는 것이 소원인 이** 할머니는 “이 글씨는 뭐시당가 내가 아는 글씨가 아닌디... 나 한글 배우기도 벅차. 이것 못 배워”라고 하셔서 이것도 한글이라고 한참을 설득해야만 했습니다. 책 표지의 그림 글씨를 손으로 따라 써보는 어르신의 얼굴에 새로운 것을 접하는 어린아이의 얼굴 같은 미소가 번집니다. 연세대의료청년봉사단이 매달 2, 4주 토요일 봉천동 주변 어르신들의 말벗과 건강 체크, 한글 교실 수업을 위해 동네 어르신들을 방문합니다. 1년쯤 방문하다 보니 관계의 폭을 좁힐 이야깃거리가 좀 바닥났습니다. 그래서 올해 어르신들과 그림책을 만들어 볼까 하여 먼저 읽기 작업부터 들어갔습니다. 프로젝트 진행이라 말하기도 민.. 더보기
주원 샘~ 졸업 축하해요~ 난 우리 애가 저렇게 애들 보면서 눈에서 꿀 떨어지는 모습 처음 봐. 장가가면 애는 나처럼 잘 키울 것 같아 농담 한마디 던지시곤 공부방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아이들을 챙기는 아들의 새로운 모습에 부모님의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들 눈에서 꿀 떨어진다고 하시지만 제가 보기엔 아들을 바라보는 주원 선생님 부모님의 눈에서 꿀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지난 2월 공부방 봉사자 문주원 선생님의 졸업식에 중등부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졸업식에 오면 학사모는 다 한 번씩 써 보는 거야.”라며 주원 선생님은 아이들 한명 한명과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점심을 같이 먹자며 공부방 아이들을 초대해 주신 주원 선생님의 부모님은 “이것도 먹어봐 이게 더 맛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을 살뜰히 챙겨주셨어요... 더보기
삶을 담는 그릇-김남석 신부 지구에 온 어린 왕자를 우연히 만난 여우는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우리는 봉천9동 비탈길 중턱 산 101번지에 자리 잡은 한 건물과 관계를 만들어 왔습니다. 사람과 건물, 서로가 서로를 길들여 온 지 근 삼십 년. 우리에게 나눔의집 공간은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건축물을 일컬어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희로애락이 담긴 그릇. 나눔과 섬김, 희망과 좌절의 기억이 담긴 그릇. 그런데 올가을 그 건물이 헐립니다. 재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너무나 서운하지만 이제.. 더보기
나눔의집 실무자와의 대화_인천나눔의집 윤혜임 선생님(해와달지역아동센터) 저희 봉천동나눔의집 외에도 서울교구에는 9개의 나눔의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홉 나눔의집은 함께 기도하고 나눔의집의 공동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하고 매월 한 차례 운영위원회를 가집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터 각 나눔의집을 돌며 운영위원회와 함께 오랜 실무자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2월은 협의회 전체 수련회 일정으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지 못해 실무자와의 대화는 2달 만에 진행됐네요. 3월은 인천나눔의집을 방문해 해와달지역아동센터 윤혜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내내 웃음이 더 많은 분이셨어요. 아마 평상시에도 아이들과 그런 모습으로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갔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그대로 받아 적을 수 없어 중간 .. 더보기
일본 메지로 대학 사회복지 전공 교수, 대학생 방문 (위 사진: 메지로 대학 교수님과 학생분들이 봉천동나눔의집 옥상에서 주변을 돌아보며 마을의 형성과 현재의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봉천동나눔의집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주민들과 이분들을 돕는 봉사자, 그리고 오며 가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복지시설 탐방 목적으로 방문하는 곳도 많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빈민운동을 하는 단체나 단체의 실무자 그리고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많이 찾습니다. 사실 나눔의집은 마을 공동체 안에서 장소를 제공하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돕는 교회의 선교 역할이 더 크기 하지만 복지시설로 더 많이 인식하고 있는듯합니다. 지난 2월 12일에도 메지로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대학생 3, 4학년 15명이 나눔의집을 방문했습니다. 강남대.. 더보기
헌 집 주면 새 집이 나올까요?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바닷가가 고향인 제가 어릴 적 가장 많이 부르던 동요였어요. 모래사장에서 할 수 있는 흔한 놀이 중 하나였기 때문일 겁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생각해 보니 이 동요가 굉장히 이상해 보였습니다. 두꺼비가 마법을 부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헌 집을 새집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신앙인의 눈으로 보자면 돌을 떡으로 만드는 사탄의 권능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 일 겁니다. 이런 상황은 재개발을 앞둔 우리 나눔의집에 더 여상스럽지 않게 다가옵니다. “조합에서 여기 싸인 만하면 헌 집을 새집으로 바꾸어 준다고 해서 사인을 했지~” 감정 평가 금액이 나오고 거의 눈물 쏟을 것 같은 얼굴로 집 매매를 고민하는 주변 어르신의 말입니다. 감정 평가가 나오고 추가 .. 더보기
LG U+ 케이블 비정규직 지부 관악 동작지회 성금 전달 설을 앞두고 LG U+ 케이블 비정규직 지부 관악 동작지회(이하 관동지회)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후원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나눔의집과는 희망연대노조의 파업 활동을 계기로 알게 되었지만, 나눔의집과 동작지회가 직접적인 인연을 맺어온 것은 지난 2016년 4월부터입니다. 조합원이 모일 장소조차 없어 영업시간을 피해 운영되는 호프집을 빌려 회의 공간으로 사용하던 관동지회는 2016년 4월부터 매월 한 차례 일과가 끝난 늦은 저녁 나눔의집에 모여 조합원 회의를 열었습니다. 고양이 눈 같은 업무용 오토바이크 랜턴을 켜고 한 분 두 분 모인 관동지회 조합원분들은 나눔의집에 비치된 커피믹스 한 봉지씩을 종이컵에 따 마시며 노동 개선을 위한 토론과 활동 방향을 논의하셨지요. 아마 2017년 7월부터였던 것.. 더보기
봉천 나눔의집 실무자 공부모임 목적은 공부하는 모임인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놀기 위한 모임이 아닌가 의심해 보기도 합니다. ^^ 봉천동나눔의집에는 활동가들의 자발적 모임이 있습니다. 공부 모임. 저는 사실 독서 모임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모임의 한 간사는 공부 모임이라고 우기기에 그렇게 알기로 했습니다. 지역활동가 공부 모임은 2015년 5월부터 매월 한차례 모입니다. 지역활동가라 이름 붙였지만 봉천동나눔의집 산하의 실무자들입니다. 책만 읽은 것이 아니라 1박 2일 캠핑가기, 보드게임, 영화 보기와 칵테일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입니다. 사실 다양한 활동이라 부르고 음주를 위한 꺼리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동안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B급철학’, ‘동물농장’,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클래식 강연’,.. 더보기
임정민, 이지민 선생님 환영합니다~~~ 2019년 시작과 함께 봉천동나눔의집 소속 기관인 관악지역자활센터에서 임정민, 이지민 두 분 선생님이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23일에는 나눔의집을 방문해 나눔의집의 역사와 소속 기관들의 활동, 앞으로의 기대 등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특히 이지민 선생님은 관악지역 활동가들이 1년 한 번 1박 2일로 모이는 관악지역 활동가 워크숍에도 참석해 20대 모둠의 조장으로 활약했고 봉천동나눔의집 활동가 모임인 독서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활 회계 행정 업무를 담당하게 된 임정민도 조만간 나눔의집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 두 분이 나눔의집에 잘 적응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결연가정 어르신 프로젝트 '그림책 읽는 이웃' “샘 얼굴이 누가 봐도 제일 잘 그려진 것 같아요~ 샘이 그린 그림은 어디 있어요?” “... 묻지 마세요...” 상대의 얼굴에 OHP 필름을 얼굴에 대고 얼굴 윤곽을 따라 그리는 것이 쉬운 듯 또 생각만큼 잘 그려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도구의 힘을 빌려서 인진 몰라도 모두 “나 못 그리겠다.”는 소린 한마디 없이 모두 그림 그리는 것이 즐거워 보입니다. 지난 1월 12일 봉천동나눔의집(이하 나눔의집)과 관악건강돌봄네트워크 그리고 연세대의료청년동아리(이하 의청)가 함께 ‘그림책 읽는 이웃’을 주제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나눔의집 주변 어르신들과 의청 학생들이 그림책을 매개로 어르신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풀어내 보자는 취지입니다.지난 일 년 동안 의청은 담당 학생들이 한 달에 두 번 결연 가정 어.. 더보기
나눔의집 실무자와의 대화_김승연 센터장(맑은 숲 돌봄 협동조합) 저희 봉천동나눔의집 외에도 서울교구에는 9개의 나눔의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홉 나눔의집은 함께 기도하고 나눔의집의 공동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하고 매월 한 차례 운영위원회를 가집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터 각 나눔의집을 돌며 운영위원회와 함께 오랜 실무자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월에는 노원나눔의집을 방문해 맑은 숲 돌봄 협동조합의 김승연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갔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센터장님에게 나눔의집은 어떤 곳입니까? 노원나눔의집은 나의 우물 안입니다. 밥 먹여주고 이웃과 함께하는 터전이기 때문이죠. 한 곳에서 일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데 나눔의집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나눔의집에 대한 기대는? 기대? 현재로선 기대는 없습니다... 더보기
"돌아가셨는데 살아오셨어요! 예???"_박유리 간사 지난 가을 나눔의집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1년 전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었던 이** 할아버지의 핸드폰 번호로 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지요. 저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전화를 받아야 했지만, 순간 당황스러워 몇 번이나 신호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보이스피싱인가? 결국 몇 번의 망설임 끝에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벌써 1년 전에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었던 어르신의 목소리가 생생히 전화기를 통해 들려왔습니다. "박 선생~~ 나 이제 돌아왔어. 먹거리 다시 받으러 갈까 하는데 괜찮겠지?" 무슨 공포 영화도 아니고 돌아가신 분이 전화로 찾아오겠다고 하니 어찌 당황스럽고 무섭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일단은 '그러겠다', '오시면 말씀 나누시자'라고 하곤 종료 버튼을 눌렀습니다... 더보기
봉천동나눔의집 주치의 조계성 원장님 조계성 원장님(일신연세의원)은 봉천동나눔의집의 주치의라고 불림니다. 무슨 협약 관계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나눔의집과는 주치의 관계란 말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나눔의집을 알게 되고 함께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된 건 한 3년 정도 전인 것 같아요. 처음엔 관악지역에서 준비하고 있는 의료협동조합 일로 김남석 토마 신부님을 추천받고 명상교실을 하게 되면서부터였어요. 만나서 그룹홈 행복한우리집의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었어요. 시설이 아닌 가정형 돌봄이라는 것이 자식을 키우는 저에게 돕고 싶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거든요. 마을을 중심으로 한 나눔의집의 돌봄도 주치의라는 제 목표와도 참 가깝게 느껴졌어요.” 건강을 위해 언제든 찾아가 만날 수 있는 의사. 자신뿐만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해 가족을 비.. 더보기
흐르는 강물은 얼지 않는다_서울관악지역자활센터 황호준 어릴 적, 드라마 「대장금」이란 드라마에 열광했어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수라간 최고상궁, 조선 최초의 여성 어의가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어린 저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었지요. 뒷배는커녕 부모님도 안 계신 흙수저가 최고상궁이 되고 궁에서 쫓겨나는 고난 후에도 어려움을 딛고 다시 궁에 돌아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던 그녀의 스토리는 슈퍼 히어로이자 누구 못지않은 핫한 아이돌이었습니다. 나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다짐과 함께 드라마 주제가인 ‘오나라’를 열창하곤 했었습니다. 그 후 16년 뒤, 저는 서울관악지역자활센터의 통장사례관리자가 되었습니다. 저소득 주민의 자립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목돈을 받을 수 있도록 적금을 들게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간단한 재무상담도 함께합니다. 이 일도 이제 10개월째 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관악진로직업체험센터 법인 변경 서울관악지역청소년자활관의 후신인 관악진로직업체험센터가 2018년 12월 31일부로 봉천동나눔의집 산하 단체에서 꿈지락 비영리 네트워크로 법인을 변경합니다. 이에 따라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나눔의집 활동 가치를 함께 해왔던 박태진 센터장을 비롯한 직원 모두가 나눔의집에서 지역 활동 단체로 독립하게 됩니다. 산하 단체의 독립은 원칙적으로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법인인 성공회가 종교 재단이라는 제한 속에서 구청의 행정 요건을 만족할 수 없어 독립되는 만큼 아쉬움이 큽니다. 그러나 비록 나눔의집이란 직접적인 울타리 밖에 자리하더라도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꿈꾸는 나눔의집의 가치와 영성을 다른 이름으로 함께 공유하고 지역에서 활발히 실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관악진로직업체험센터의 발전을 위해 .. 더보기
매트 하나로 아이들이 차분해졌어요~ "샘~ 우리 공부방이 아닌 것 같아요~ 바닥이 차갑지도 않고 단단한데도 푹신해요~" 몇몇 녀석들은 뛰어도 보고 갑자기 우당탕 쓰러져 보기도 하고 누워서 엉덩이를 들썩여 보기도 합니다. "야~~ 이거 오래 써야 한다고~ 너 연필로 매트 찌르면 알아서 해~" 고학년 언니 형, 오빠, 누나들은 혹여나 꼬맹이들이 새로 들여온 매트에 사고라도 칠까 부쩍 잔소리가 심해졌습니다. 아이들은 발걸음마저 조심스러워졌고 저희 교사들에게조차 뭐 흘리지 말라고 야단을 칩니다. ^^;; 목돈을 들여 무언가 실내 전체를 꾸미는 것이 공부방으로선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실 구석구석이 이 모양 저 모양 마치 모자이크를 한 것처럼 조금 어수선했는데 바뀐 바닥 덕분에 아이들의 성격마저 차분해 진듯합니다. 후원하고 시공까지 해주신 .. 더보기
"일년 수확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기뻐요~" "이 무 좀 봐 내 다리보다 굵다니까?", "그 다리랑 어떻게 비교해 그게 다리야 작대기지 ㅋㅋㅋ" 농 섞인 말을 주고받으며 지난 11월 16일 도시영농사업단 선생님들이 노동의 고단함도 잊은 채 1년 동안 키운 배추와 무를 수확하고 김치를 담가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는 행사를 했습니다. 이상기온에 손에 익지 않은 품목을 심고 가꾸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는데 생각보다 풍성하게 수확했습니다. 스스로 맺은 결실의 기쁨을 직접 김장까지 하여 나누니 즐거움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일손을 돕기 위해 플렉시블 사업단까지 동참해 힘이 필요한 일은 젊은 플렉시블 사업단에서 맡고 경험이 필요한 작업은 영농 사업단 분들이 분담하다 보니 작업도 훨씬 쉽게 끝나 모두가 화합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더보기
행복한우리집 *연이가 대학생이 되었어요~ "야~ *연아 올해 수능 국어가 그렇게 어려웠다는데 야 ~대단하다~ "" ^^;; 에이 선생님 저 수시로 합격한 거에요. 올해 수능 어려웠던 거랑 상관없잖아요." 행복한우리집에 경사가 났습니다. 맏이 *연이가 2019학년 입시에서 수시로 **대 치기공과에 합격했습니다. 고등학생 타이틀은 아직 달고 있지만 웬~지~ 이제 대학생이 된다고 생각하니 더 어른스럽게만 보입니다. 법이 정한 규정상, 그룹홈에 있는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그룹홈에서 독립을 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 맏이 *연이에겐 지난 1년이 누구보다 생각이 많았을 것입니다. 독립 이후 생활은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대학과 학과는 어디에 어떻게 맞춰 정해야 할지, 독립 이후 함께 따라 나가겠다는 두 살 아래 동생은 어찌 건사해야할지 본인이 아니.. 더보기
"저도 1만원은 후원할 수 있어요." 장** 선생님은 봉천동나눔의집과 가장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주민이지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나눔의집과 인연을 맺었고 그룹홈 행복한우리집 1호 이용자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사무실 주변 임대아파트에서 생활하고 계시고 일이 없을 때는 자주 방문합니다. "어? 나눔의집 후원은 만원도 가능해요?", "그럼요 더 작게도 후원하지요. 샘이 간혹 도와주시는 먹거리 나눔도 후원인걸요.", "그럼 저도 후원할게요. 후원하려면 더 많이 해야 하는 줄 알았죠. 만원은 저도 할 수 있어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그런데 새끼손가락이 좀 더 아프더라”라는 우리 어머님의 말씀이 갑자기 머리를 스치네요. 후원자 어느 한 분 고맙지 않을까요. '일 만원 후원자' 장 선생님 본인에게도 쉽지 않을 돈일텐데.... 더보기
고양이가 식빵 굽는 달·봉천동나눔의집의 1월_김남석 신부 올해도 어김없이 1월이 찾아왔고 좋건 싫건 2019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주고받으면서도, 재개발을 코앞에 둔 불안한 마음과 이런저런 염려들을 감추지 못하는 봉천동 식구와 이웃들을 보니 이 겨울이 유독 춥게만 느껴집니다.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엄연히 말하자면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달력을 만들 때 그들을 둘러싼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헤아려 그달의 명칭을 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족마다 1월의 이름을 달리 갖게 되었는데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 아리카라 族추워서 견딜 수 없는 달 / 수우 族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 오마하 族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 쥬니 族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 테와 푸.. 더보기
참 따뜻한 졸업식_꿈샘 박영하 오직 한 사람을 위해차가운 겨울 저녁교실가득 하객들이 모였다 자식들 다 키우는 동안참고 누르고 기다려 온배움의 꿈 이루려고 자식들과 같은 또래의 착한 선생들이 수업하는나눔야학에 다닌지 두 해 거의 한 날도 빼먹지 않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보고 듣고 쓰고 되뇌이며 배움과 깨침의 기쁨 누리고떨리는 가슴으로 응시한고졸검정고시에 어렵게 합격 그러나 나이 60이 넘은 그이는검정고시가 꿈은 아니었단다 집 밖으로 나오고 싶었고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서발디딘 곳이 이곳 야학이란다 남들은 시험 합격하면다들 발 길을 끊는 데그이는 계속 나오고있다 배움의 기쁨을 알고 가르치는 보람을 알려준오직 한 사람을 위해 마련한 그리운 동요 정겹게흥겨운 캐롤 신나게간절한 꿈노래 함께 부른 이 눈물겨윤 졸업식 덕분에찬 바람부는 겨울저녁우.. 더보기
'마음을 치유가 몸의 치유였어요'(가정결연이야기) 본인의 이름보다는 승준이 할머니로 더 친숙한 최돈행 어르신을 나눔의집에서 뵙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승준이는 나눔의집 지역아동센터인 공부방을 오랫동안 다녔던 학생이었지만 말이죠. 할머니는 사람에 대한 정이 아주 그립습니다. 가끔 얼굴을 뵙게 되는 날이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쏟아 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시지요. 그런 할머니가 요즘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생겼습니다. 매달 둘째와 네 번째 토요일 할머니 댁을 방문하는 연세대 의료 청년동아리 친구들 때문이지요. 올해 3월부터 할머니집을 찾아오는 의청 친구들은 7개월간 약속된 날에 빠짐없이 방문해 할머니의 말동무로 또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7개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기간에 할머니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처음 할머.. 더보기
한여름 밤의 졸업식 나눔야학 개교 이래 처음 졸업생 한 분이 생겨서 조촐하게 자리를 마련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4절까지 다 함께 부르는 거로 졸업식 축가를 대신했는 데 "설렘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이 부분에서 목이 메었다. 이어 주인공 졸업생을 위해 동료 학생들과 교사들 몇이 돌아가며 축하 말을 나눴다. 올봄에 초등과정을 마치고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자신의 어머니가 떠오른다며 잠시 울먹이는 영어 선생님. 이번 검정고시 잘 못 봤지만, 야학에 더 나올 수 있게 되어 너무너무 행복하다는 학생분. 아낌없이 나눠주는 선생님들 열심히 배우는 학생분들 만나니 힘 나고 힐링 된다는 도우미샘. 나눔야학 덕분에 소원도 풀고 남편이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며 얼굴 가득 미소 품고 좋아하는 그리고 앞으로 사회복지사 시험에 도전하.. 더보기
뜨거운 여름...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겠지요(활동가단상) 시간이 흘러 2018년 여름은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나는 수능을 앞둔 첫째, 학교 홍보 모델인 고등학교 1학년 둘째, 사춘기에 막 접어든 초등학생 5학년의 두 숙녀들, 이들과 함께 밤과 낮을 교대로 지새우는 교사 2명과 함께 행복한우리집을 살아가고 있다. 살과 살이 닿는 것이 세상의 가장 끔찍한 일인양 이번 여름은 뜨거웠다. 그러나 무더위는 고난이기보다 또 다른 선물이었다. 거실에 설치된 에어컨을 앞에 두고 아이들 모두가 각자의 방에서 탈출해 함께 자고 또 함께 식사하고 책을 베개 삼아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꽃을 피우며 게임과 공깃돌을 던지고 올여름을 보냈다. 함께 모이는 것은 변화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게 만드는 초대다. 한 살이 역사책만큼이나 더 먼 시간처럼 여겨지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간의.. 더보기
삶의 쉼표, 선물이 되는 인문학 지난 6월 22일 자활 참여주민 26명이 나눔인문학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주 1회 총 20회기로 진행되는 제법 긴 호흡의 인문학 프로그램입니다. ‘삶의 쉼표, 선물’을 주제로 즐겁고 유익한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인문학이 우리 삶에 작은 위로, 쉼,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가는 작은 힘으로 남았으면 좋겠네요. ^^ 더보기
"숨을 안 쉰다고요? 당황하지 마세요. 이것만 하시면 됩니다."(이모저모) "침착하게 그리고 앞에 있는 사람들을 정확하게 지적하면서 도움을 요청하세요. 빨간 옷 입은 여자분은 119에 신고해 주시고 거기 등산모자 쓰신 아저씨는 제세동기 좀 가져다주세요. 이렇게요. 침착하게 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9월 29일 연세대 의료 청년 동아리와 서울관악자활센터가 공동으로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건강강좌를 진행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예비 부모와 영유아 부모님, 노인분들과 청소년을 위한 강좌를 마련했습니다. 격주로 어르신들을 위한 말벗이 되고 있는 학생들이지만 학교를 졸업하면 의료인으로 활동할 청년들이이기에 할 수 있는 만큼 전공을 살려 지역 봉사에 힘쓰자는 취지에서 마련했지요. 자신이 맡은 강좌를 위해 학업 중에도 자료를 정리하고 빡시게 스스로를 점검하는 시간도 .. 더보기
BTS는 만능 열쇠~(이모저모) "선생님 더워요~ 그런데 저걸 타자고요?~~~" 첫날 점심은 끝내줬다. 한우~~ ㅋㅋ 고기는 사랑이다. 그런데 한우라니 상상했던 것 이상의 맛이어서 첫 일정부터 만족이다. 그 기분에 더해 두 갈래 물이 만나는 나루라는 순우리말 뜻처럼 숙소인 '아우라지'팬션은 고기사랑과 만나 내 기분을 더 좋게했다. 그런데 레일바이크라니... 이 더운 날씨에 ㅠㅠ 선생님 너무해요~. 투덜거림도 잠시 "에이 이 한 몸 희생하지"라는 큰마음을 품고 다리 살이라도 빼자는 각오로 뻐근하게 패들을 밟았다. 아~~ 상쾌하다. 생각처럼 덥진 않았다. 그리고 레일바이크를 타며 함께 불렀던 BTS(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선생님들과 우리를 하나로 묶는 만능 열쇠였다. 선생님이 더 좋아하고 크게 불러서 솔직히 창피했지만 ^^;; 그래도 공통된.. 더보기
자전거는 사랑을 싣고~(이모저모) 서울관악지역자활센터 자전거되살림사업단 참여주민들이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폐자전거를 수거해 지역 내 주민분들에게 나눠 드리는 행사를 했습니다. 거리 난간 사이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녹슬고 펑크 난 볼품없는 자전거를 다시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서 마치 새 자전거처럼 만들어 냈습니다. 새 자전거는 아니지만 필요한 분들에게 나눠드리는 자전거되살림사업단 여러분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고 마침 자전거가 필요했던 지역 주민분들에게도 기분 좋은 나눔이 되었습니다. 더보기
나눔의집 미션의 다섯 가지 지표-김남석 토마 신부 얼마 전 아홉 개 나눔의집 교육담당자들이 모여 “우리가 각 지역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말로 “공동체의 미션(mission)”이라 할 수 있는 이 부분이 명확해야 교육의 방향이 바로 서기 때문입니다. 각 나눔의집의 상황과 맥락이 달라서 구체적인 활동엔 차이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함께 지향해야 할 몇 가지 지표를 추려볼 수는 있겠다 싶어서 수개월에 걸친 토론 끝에 아래 결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수정도 필요하고 보완도 해야겠지만 일단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습니다. 여기서 “가난”은 비단 경제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정치적 빈곤 상태를 두루 아우르고 있습니다. 참고로 아래 내용은 세계성공회가 공유하는 다섯 가지 선교적 지표(The Five Marks of Miss..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