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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참 따뜻한 졸업식_꿈샘 박영하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차가운 겨울 저녁

교실가득 하객들이 모였다

 

자식들 다 키우는 동안

참고 누르고 기다려 온

배움의 꿈 이루려고

 

자식들과 같은 또래의

착한 선생들이 수업하는

나눔야학에 다닌지 두 해

 

거의 한 날도 빼먹지 않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

보고 듣고 쓰고 되뇌이며

 

배움과 깨침의 기쁨 누리고

떨리는 가슴으로 응시한

고졸검정고시에 어렵게 합격

 

그러나

나이 60이 넘은 그이는

검정고시가 꿈은 아니었단다

 

집 밖으로 나오고 싶었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서

발디딘 곳이 이곳 야학이란다

 

남들은 시험 합격하면

다들 발 길을 끊는 데

그이는 계속 나오고있다

 

배움의 기쁨을 알고

가르치는 보람을 알려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마련한

 

그리운 동요 정겹게

흥겨운 캐롤 신나게

간절한 꿈노래 함께 부른

 

이 눈물겨윤 졸업식 덕분에

찬 바람부는 겨울저녁

우리는 서로가 참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