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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헌 집 주면 새 집이 나올까요?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바닷가가 고향인 제가 어릴 적 가장 많이 부르던 동요였어요. 모래사장에서 할 수 있는 흔한 놀이 중 하나였기 때문일 겁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생각해 보니 이 동요가 굉장히 이상해 보였습니다. 두꺼비가 마법을 부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헌 집을 새집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신앙인의 눈으로 보자면 돌을 떡으로 만드는 사탄의 권능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 일 겁니다. 이런 상황은 재개발을 앞둔 우리 나눔의집에 더 여상스럽지 않게 다가옵니다. “조합에서 여기 싸인 만하면 헌 집을 새집으로 바꾸어 준다고 해서 사인을 했지~” 감정 평가 금액이 나오고 거의 눈물 쏟을 것 같은 얼굴로 집 매매를 고민하는 주변 어르신의 말입니다. 감정 평가가 나오고 추가 .. 더보기
고양이가 식빵 굽는 달·봉천동나눔의집의 1월_김남석 신부 올해도 어김없이 1월이 찾아왔고 좋건 싫건 2019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주고받으면서도, 재개발을 코앞에 둔 불안한 마음과 이런저런 염려들을 감추지 못하는 봉천동 식구와 이웃들을 보니 이 겨울이 유독 춥게만 느껴집니다.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엄연히 말하자면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달력을 만들 때 그들을 둘러싼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헤아려 그달의 명칭을 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족마다 1월의 이름을 달리 갖게 되었는데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 아리카라 族추워서 견딜 수 없는 달 / 수우 族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 오마하 族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 쥬니 族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 테와 푸.. 더보기
재개발, 이주 그리고 걱정 한가득... “뭐부터 해야 할까요?” “일단 모두 경우가 다르니 어떻게 도울지 기초 자료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수급자가 아닌 어른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수급자로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나눔의집은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몸보다는 마음이 급합니다. 나눔의집 주변 재개발 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10여 년 전부터 있었던 일이기에 사실 건설사 선정을 앞둔 시점에서도 “되어봐야 알지”라고 마음을 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3월 말 (주)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었습니다. 나눔의집도 허가받지 못한 건축물이기에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혹은 내년 봄쯤에는 어딘가로 옮겨야만 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과 함께 움직일 수 없으니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서울의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