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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봉천동나눔의집 '우렁각시?' 어딘가에 꼭꼭 숨어 있다가 남몰래 살짝 나와서 맛난 밥상을 차려놓고 사라지는 처녀의 이야기. 모두 알고 계실 거에요. ‘우렁각시’ 이야기지요. 작년 겨울부터 봉천동나눔의집 마당 평상 위에 짬짬이 달걀이며 장, 반찬 등을 놓아두고 가는 분이 생겼어요. 처음엔 우리 냉장고에서 꺼내 넣고 넣어두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죠. 듬성듬성 다 채우지 못한 계란 한 판을 누가 부러 사 놓고 갔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어요. 계란이 들어있는 판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깨져 흘러내린 흰자와 노른자 자국과 껍질이 달라 붙어 있는 흔적도 있어서 들고 가다 몇 알을 깨먹고 잠시 놓아뒀다 잊고 안 가져간 동네 주민분의 것으로 생각했지요. 반찬 나누시는 어르신 중에 혹 놓고 가신 건 아닌가 물어 봤지만, 저희와 함께하는 어르신 중엔 없었.. 더보기
봉천동 수요 명상 교실 뒤돌아보면 멀리 온 것 같은데 지나온 여정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목표를 향해 옆을 보지 못하고 질주하는 경주마 같은 인생. 현대인들의 삶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삶의 중심에서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며 타인에 공감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에게 공감능력을 향상 시키고 자기 통제력을 갖출 수 있도록 봉천동나눔의집이 여러분에게 초대합니다. 5월 18일부터 5주에 걸쳐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명상교실을 운영합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교육훈련국과 성공회대학 등에서 명상 지도를 통해 생활의 변화를 이끌었던 김남석 토마 신부(봉천동나눔의집 원장사제, 현 성공회대학교 명상지도 강사)가 주 강사로, 생활 속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명상기법을 소개하고 감정조절과 자기 통제력을 기를 수 있.. 더보기
사랑받고 싶은 아이... 사랑이 아이를 키웁니다. “선생님 빨리. 빨리 나와 봐요~~ 어서요~~” 신발도 벗지 않고 흥분 상태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대흥(가명)이는 ‘괴성의 대흥’으로 불리는 만큼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유명한 녀석입니다. 평소도 유달리 큰 소리를 내지만 오늘만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적이 없었지요. 교사들도 놀라서 무슨 일인가 후다닥 뛰어나갔습니다. “선생님 저 오늘 100점 맞았어요~~. 이거보세요”요란한 웃음소리와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꺼내 보인 시험지에는 커다란 동그라미 하나가 떡하니 그려져 있었지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대흥이는 작년 7월 처음 우리 공부방(드림한지역아동센터)에 들어온 친구입니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모두 한국말을 전혀 모르시는 중국분이시라 대흥이도 한국어보다는 중국어에 더 익숙했기 때문에 한글 받아쓰기는.. 더보기
많이 팔길 원하지만, 누구나 살 수 없는 커피 작년부터 봉천동나눔의집에서는 커피를 볶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수익금으로 그룹홈과 공부방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죠. 사무국에 실무자가 첫 출근하는 날에는 커피 볶는 시다(보조) 역할이 업무 인수인계 과정입니다. ^^;; 가스통에 불을 붙이고 로스팅기를 올려놓고 적당히 예열된 기계 안에 커피를 넣고 탁 탁 다다닥 팝핑 소리에 귀 기울이다 적당히 커피가 볶이면 서둘러 쿨러(환풍기를 떼다 가는 망과 굵은 망을 겹쳐 화분 받침대에 올려놓은 김남석 토마 신부님이 직접 만든)에 커피를 식히는 작업을 합니다. 커피를 볶으며 배송될 곳과 어떻게 주민들과 관계를 넓히고 운영을 잘 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 하지요. 쉼의 시간이면서 업무가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봉천동나눔의집이 볶는 콜롬비아 후일라 커피는 향과 산미, 바디감.. 더보기
봉천동나눔의집의 아주 특별한 십자가 봉천동나눔의집에는 아주 특별한 십자가가 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비전향 장기수 출신 금재성 할아버지가 1992년 직접 깎아 만든 십자가지요. 1992년 원인 모를 화재로 교회도 십자가도 모두 불에 타고 다시 교회를 세울 때 할아버지께서는 "젊었을 때 조각을 좀 했었습니다. 허락해 주시면 한번 해 보겠습니다."라며 십자가를 자신이 직접 만들어 보시겠다는 제안을 하셨고 기독교도가 아니지만 나눔의 집과 서로 마음을 나누었다는 증거였기에 "큰 영광"이라며 공동체 모든 이들이 흔쾌히 받아드렸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1천 원짜리 조각도를 문방구에서 사고 공사장에서 나무 조각을 구해다 40년 동안 녹슨 실력을 가다듬으며 나눔의 집이 해왔던 일들과 교회와 성당 수십 군데를 다니며 사전 준비를 하셨다고 하네요. 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