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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봉천동나눔의집의 아주 특별한 십자가

봉천동나눔의집에는 아주 특별한 십자가가 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비전향 장기수 출신 금재성 할아버지가 1992년 직접 깎아 만든 십자가지요.


1992년 원인 모를 화재로 교회도 십자가도 모두 불에 타고 다시 교회를 세울 때 할아버지께서는 "젊었을 때 조각을 좀 했었습니다. 허락해 주시면 한번 해 보겠습니다."라며 십자가를 자신이 직접 만들어 보시겠다는 제안을 하셨고 기독교도가 아니지만 나눔의 집과 서로 마음을 나누었다는 증거였기에 "큰 영광"이라며 공동체 모든 이들이 흔쾌히 받아드렸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1천 원짜리 조각도를 문방구에서 사고 공사장에서 나무 조각을 구해다 40년 동안 녹슨 실력을 가다듬으며 나눔의 집이 해왔던 일들과 교회와 성당 수십 군데를 다니며 사전 준비를 하셨다고 하네요.


금 할아버지는 "조선의 예수, 일하는 사람들의 예수를 십자가에 새기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완성하기까지 한 달 가까이를 두문불출하며 조각에 전념하셨고 사진 속 십자가를 완성하셨다고 합니다.





연꽃 문양이 들어간 받침대, 상투를 튼 예수님, 갈비뼈가 드러난 마른 몸이지만 팔은 근육이 울뚱불뚱한  '노동자 예수'을 표현하셨지요.


처음 십자가를 교회 벽면에 걸고 모두 감격적인 성찬례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때 만큼의 감격은 아닐지 모르지만 십자가를 보고 있으면 그날의 감동이 밀려오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