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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사랑받고 싶은 아이... 사랑이 아이를 키웁니다.



선생님 빨리. 빨리 나와 봐요~~ 어서요~~”

 

신발도 벗지 않고 흥분 상태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대흥(가명)이는 괴성의 대흥으로 불리는 만큼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유명한 녀석입니다. 평소도 유달리 큰 소리를 내지만 오늘만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적이 없었지요.

 

교사들도 놀라서 무슨 일인가 후다닥 뛰어나갔습니다.

 

선생님 저 오늘 100점 맞았어요~~. 이거보세요

요란한 웃음소리와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꺼내 보인 시험지에는 커다란 동그라미 하나가 떡하니 그려져 있었지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대흥이는 작년 7월 처음 우리 공부방(드림한지역아동센터)에 들어온 친구입니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모두 한국말을 전혀 모르시는 중국분이시라 대흥이도 한국어보다는 중국어에 더 익숙했기 때문에 한글 받아쓰기는 물론이고 다른 시험도 이해가 어려워 대단히 어려워했지요.

 

작년 7월부터 겨울방학 초까지 공부방을 오가며 열심히 친구들과 형들을 쫒아 한국어 실력을 키우더니 그만 올해 1월 중국에 있는 외가에 갔다 오더니 한국어 실력을 모두 초기화 시켜버려 선생님들을 난감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말씀보다 공부방 따거~~”들의 말씀에 더 순종하던 이 녀석이 이번에 다른 과목도 아니고 한글 받아쓰기에서 백점을 받은 것은 스스로에게도 그렇지만 공부방 선생님들에게도 놀라운 일입니다.

 

대흥이는 오늘 받아쓰기 100점 기념으로 구구단 6단까지 외우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원래는 5단까지가 숙제인데 치솟는 자신감과 기분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 덕분이지요.

 

사랑받고 싶은 아이... 사랑이 아이를 키워가는 것 같습니다.


* 사진은 대흥(가명)이와 드림한누리공부방 신정은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