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봉천동나눔의집 소식

카밍 시그널(calming signal)_김남석 신부

그 동안 한국에서는 “알파 독(alpha dog)” 이론에 입각한 서열중심의 반려견 훈련을 주로 해왔습니다. 개는 늑대에서 유래된 동물이므로 주인은 무리의 우두머리, 즉 “알파”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한 제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짧은 기간 내에 눈에 띠는 훈련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상명하복을 기반으로 하는 이 방식은 반려견이 상처를 받거나 사람을 무서워하는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최근 이러한 강압적인 훈련의 대안으로 “카밍 시그널(calming signal)”이라 불리는 훈련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밍 시그널”이란 개가 불안요소를 감지했을 때 그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내보내는 행동신호를 가리킵니다. 주인은 이런 신호를 간파하여 개가 불편해 하는 것을 피하고 개에게 가끔은 조건 없이 보상도 주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개 입장에서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반려견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견주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게 유도하는 것이 이 방식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리더십 관계와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참고할만하다 여겨집니다. 분명한 것은 탈권위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알파 독” 보다는 “카밍 시그널” 방식에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아랫사람을 강압적 훈육이 필요한 야생의 늑대로 바라보느냐, 아니면 감정적이고 물리적인 안정과 교감을 바라는 반려자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의 질과 양상이 판이해 집니다. 상명하복의 강압적인 방식이 아니어도 우리는 충분히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가르치지 않고도 교육은 가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