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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그늘 속 당신을 위한 헌정 전시회

역사의 영어 표현인 History는 그의 이야기 즉 사람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배우고 알아가는 역사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아닌 왕조사 혹은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 주변의 삶을 다룬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역사 기록전이 지난 201853일부터 516일까지 수원 예술공간 봄에서 <이서순, 같이> (그늘 속 당신을 위한 헌정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전시 주제는 봉천동나눔의집과 결연가정 관계인 이서순 할머니의 오늘의 삶입니다. 이서순 할머니는 52세에 서울로 올라와 건물 청소 노동과 하역 일을 해오며 자녀들을 키우셨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스스로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한 달 15만 원을 벌기 위한 폐지와 고철 줍는 일을 하시죠.



끝없이 이어진 생존 노동과 빈곤의 그늘 아래 사회의 관심 대상에서 배제되어 살아야 했던 할머니의 삶.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고 진정한 역사(Herstory)가 아닐까 합니다. 그 삶을 기록했습니다. 구술기록을 정리해 책으로 출판하는 방식이 아닌 그림으로 담았다는 점이 특색입니다.

 

전시 기획자이며 화가인 임동현 화백이 1년 간 할머니의 삶을 쫒으며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록하고 이를 토대로 5명의 작가가 함께 할머니의 삶을 나누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주목 없이 버려진 사람들도 같은 인간이기에 반드시 남기고 싶은 자신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할머니처럼 저도 배제된 목소리를 수집하고 기록하며 그들의 표현 과정에 기꺼이 나를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임 화백은 사람들이 쉽게 쓰고 버리는 폐박스를 할머니의 선택을 통해 재활용되는 또 스스로의 삶을 이어가는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전시 작품 역시 할머니의 삶을 판화화 해서 할머니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매일 거리에서 줍는 폐박스에 그림을 찍어 전시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함께 참여한 작가들도 회화, 조소,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에도 쉽게 버려지는 물건들을 활용해 전시했습니다.



 

나눔의집은 주변 99%의 일상적인 삶들을 그려내는 이러한 일들에 앞으로도 함께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