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봉천동나눔의집 소식

내 신앙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국장님 어떻게 하죠?우리 냉장고가 고장이 났어요. 고쳐서 써보기는 하겠지만, 고칠 수준은 벗어난것 같아요"


"뭘 그런건 가지고 제가 구해볼께요." 여자 아이들이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그룹홈 행복한 우리집의 냉장고가 고장났다. 먹성 좋은 사춘기 소녀들이다 보니 보관해야 할 음식도 만만치 않기에 냉장고 없이 지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주여~" 신앙심도 깊지 않은 내 입에서 주여 소리가 감탄사처럼 나온다. ㅠㅠ

말은 아주 쿨하게 내가 구해보겠노라 말했지만 한두푼도 아닌 냉장고를 갑자기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그날 밤 잠도 오지 않았다.


"여보세요. 여기 직능원(한국직업능력개발원 나눔동호회)인데요. 혹시 가전 제품 같은거 안 필요하세요"


"헉~ 네?",  "저희 나눔회에서 이번에 모금한 것을 물품으로 후원하기로 했어요. 가전 제품이 좋을 것 같은데요."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출근하자마자 울린 직능원 후원 전화가 마치 하느님의 응답처럼 들렸다. "아예~~ 저희야 당연히 필요하죠~" 무언가 홀린 듯. 대답과 함게 필요한 규격까지 요청했다. 


아~ 내 신앙은 이런게 아닌데... 공부방 컴퓨터에 아이들 장학금, 동네 재개발 등등. 또 한번 "주여~"하고 목청을 높이면 즉답이 오려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