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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일상에서 나눔을 배워가는 아이들


"선생님 나눔은 뭐에요. 돈이 많아야 나눌 수 있는 건가요?"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 은수(가명)의 입에서 이런 철학적인 질문이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이가 나눔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게 된 건 나눔의집과 결연가정을 맺고 있는 어르신들 때문입니다. 숨쉬기 조차 버거운 땡볕에서 수레에 파지를 엮어 끌고 가는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여 은수의 마음에 못내 걸렸었나 봅니다.  "당연히 아니지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돈이나 물건 같은 것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꼭 그런게 아니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나눠주는 게 그게 나눔이란다."


 "그런데 선생님 할머니가 파지를 고물상에 팔면 얼마나 벌어요?", "글쎄 선생님도 정확하겐 모르지만 1kg에 110원? 정도 준다고 하시던데?그렇게 하루에 한 20kg정도 모으신다고 해. 그럼 2천 2백원 정도 버시나?",  "에게~~ 겨우 그거요"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감사하다는 말만 하고 다시 아이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아이들은 자기내 끼리 둘러 앉아 의견을 주고 받더니 집에서 쓰지 않는 폐지며 거리에 버려진 빈병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빈병 큰게요, 100원인가 130원 한데요."라고 말하곤 웃으며 뛰어가는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모은 파지를 들고 월요일엔 복돌이 할머니, 화요일엔 양철 할아버지.. 이렇게 요일을 정해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만 주면 속상할 수도 있다나요.


꼭 물질적으로 풍족해야 나눌 수 있는게 아니란 걸 아이들은 일상에서 배워가고 있습니다. 돈이 아닌 넉넉한 마음. 공부방 선생님들과 나눔의집 사람들은 아이들 속에서 피어나는 나눔의 정신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우리의 희망을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