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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민들레 한글 교실 1학기 종강.


난 이렇게 놀러 온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어. 그동안 공부도 알려 주고 오늘 이렇게 좋은 거 보여주고 밥도 맛난 것 주고 어떻게 고맙다 해야 하지?”

 

한쪽 눈이 잘 안 보이는 김 할머니(83)는 고마움을 표하시며 제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숙이시더니 손등에 입맞춤을 해주셨어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딸아이를 제외하고 손등에 입맞춤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살짝 당황스럽고 가슴 떨리더군요. ^^

 

그리고 뭐 별로 한 것도 없었는데 너무 고마워하셔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어머니. 모두 다음 학기 때까지 아프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배웠던 것 꼭 다시 보셔야 해요. 그리고 모르시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사무실로 오시고 저도 그리고 다른 선생님도 계시니 물어보세요. 그리고 공부가 아니더라도 놀러 오셔서 차도 마시고 사는 이야기도 하시고 하세요. 그리고 오늘 찍은 사진은 다음 학기 오셔야 드립니다.”

 

사진 받아 보려면 꼭 가야겠네. 호호호

 

봉천동 나눔의집 민들레 한글 교실이 전반기 15주간의 교육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621일에는 10분의 어르신들과 안양유원지로 종강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대부분 가정 살림이 어려운 분들이라 이런 나들이는 어르신들에겐 큰 경험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네. 고마워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에 1학기 매듭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봉천동나눔의집 민들레 한글 교실이 2달간의 방학에 들어갑니다.

 

전반기 동안 열두 분의 어르신들이 자음 14자를 함께 공부했습니다. 14자 자음과 이에 따른 낮말들을 배우는 것이 평균 연령 80의 어른들이 소화하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전에 배움이 있던 분들은 쉽게 따라가거나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보다 낮아 흥미가 좀 떨어진 분들도 계시지만 전체적으로 어렵게 어렵게 한 학기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두 달 동안 어딜 가지...” 아쉬워하는 어머니들의 목소리에 두 달 후에 뵙겠다는 저희의 목소리에 미안함이 가득합니다.

 

어르신 건강한 모습으로 8월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