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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자활참여자] 오늘도 내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걸어 본다

인생에서 누구를 만나고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일 년 전, 아이 둘은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암담한 현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기였습니다. 이혼서류를 정리한 후 한부모 가정이 되고 발길이 닿은 동사무소에서 한부모 가정을 위한 여러 혜택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관악자활센터라는 곳을 알게 되었지요. 1월부터 센터에 나가 게이트 소속으로 다양한 교육을 받으면서 여러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센터에 갔을 때 낯가림도 있었지만, 처지가 다 비슷비슷한 사람임을 알게 되면서 서로의 아픔도 나누고 나의 움츠렸던 마음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게이트 과정은 3개월이지만, 참여한 지 보름이 지나 교육사업단과 사서보조파견사업단에 사람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업단으로 갈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지만, 기회였습니다. 나의 적성에 맞을 것 같아 신청했고, 00동 작은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일을 하지 않던 터라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2월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한 해가 다 지나갔습니다.


도서관 일은 집에서 흔히 하는 책장 정리 일입니다. 다만 책이 집과 달리 참~ 많다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사서보조 업무는 책을 순서에 맞게 종류별로 구분해서 책꽂이에 꽂아야 하는 일로 단순하지만, 적성에 맞고 재미도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더 다행인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었는데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또, 00문화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도서관 문화학교를 통해 인문학 기행의 기회도 하게 되었고, 사업단에서 함께 독서지도사 교육도 받아 자격증도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인생에 또 다른 초석이 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일 년 전의 암담했던 마음이 지금은 나도 아직 일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도 당당한 엄마로 다가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상황은 여전히 비슷하지만, 그 속에서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가느냐는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마음을 굳게 붙잡고 앞을 보고 열심히 주어진 삶을 걸어가 보고자 합니다. ^^ 화이팅! 


_ 관악지역자활센터 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