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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가정결연이야기]할아버지의 기억을 잡고 싶어요 나눔의집 사무실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커다란 은행나무와 대추나무가 심겨 있는 빌라가 있습니다. 빌라 지하 단칸방엔 아흔의 할아버지와 여든의 할머니가 살고 계시지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종일 집에 계셔서 방에 찾아가지 않으면 얼굴 뵙기 힘들지만, 할아버지는 주변을 자주 산책하십니다. 갑갑한 지하 방을 벗어나 주변을 산책하시는 것이 할아버지의 낙이지요. 특히 나눔의집에 오실 때면 언제나 구두부터 모자까지 갖춰 입고 오십니다. 할아버지는 백발이 멋진 신사지요. 하지만 요즘 할아버지의 외출이 많이 줄었습니다. 아흔 연세에 기력도 떨어지셨고 할머니 걱정에 잘 다니시질 못합니다. 걱정스러운건 요즘 할아버지의 치매가 많이 심해지신 것 같아요. 잠깐 산책 나오실 때도 잘 차려입으셨던 분인데 요즘 더운 날에도 내복이.. 더보기
[활동가 단상]어르신! 반짝이는 추억들과 함께 할께요.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통해 인간의 퇴화 과정을 소개한 이란 만화책이 있습니다. 그중에 알츠하이머로 거의 모든 기억을 잃은 할아버지에게 그의 부인이 귓속말로 '사기꾼'이라고 말하고 아무것도 못 알아들을 것 같은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는 장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청년 시절 할아버지가 구름을 떠다 주면 사귀겠다는 할머니의 말에 종탑 위로 함께 올라가 구름을 맞이던 그 시절 "이 사기꾼"이라는 말과 함께 평생의 동반자가 된 그때를 회상하는 장면이지요. 봉천동 나눔의집과 함께하는 어르신 중에 이미 기억을 많이 잃어버리셨거나 이제 진행 단계로 들어선 치매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매번 찾아가도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듯 그리고 시간으로 치면 대략 3시간 분량의 자신의 인생 드라마를 무한 반복해서 저희에게 들려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