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봉천동나눔의집 소식

분노의 니~킥. 비폭력대화로 풀었어요.


하지 말라고~~~”

 

내가 노래 부르고 싶어서 그런 건데 언니가 왜 부르지 말라고 해!”

 

드림한누리공부방 5학년 서은(가명)이는 TV에서 혹은 학교 친구들이 자주 부르던 그룹 여자친구의 노래를 귀에 익은 데로 따라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6학년 지은(가명)이는 말도 없이 꼬집고 때리며 신경질을 부렸어요.

 

서은이도 도대체 이유 없이 자기를 때리는 공부방 언니 지은이를 이해할 수 없었지요, ‘도대체 저 언니 왜 그래?’ 서은이는 지은이의 구박에도 꿋꿋하게 몇 번 더 노래를 부르더니 ~쿠르트 아줌마. ~쿠르트 주세요라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요.

 

언니인 지은이를 놀려보려고 ~~”라는 반말을 넣은 것이지요.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던 모양입니다. 지은이는 불같이 화를 내며 하지 말라며 경고를 했지요.

 

그쯤 하면 지은이도 그만할 만 했지만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했던 모양입니다.

 

급기야 지은이가 분노의 니킥을 서은이의 옆구리에 날렸지요. 평소에 똑 부러지고 울지 않던 서영이는 얼마나 아팠던지 울기 시작했지요.

 

놀란 선생님들은 옆 방에서 수업도 중단하고 모두 밖으로 나왔습니다.

 

보이는 모습만으론 분명히 지은이 잘못이라 따끔하게 야단치면 될 일이지만 얼마 전 나눔의집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폭력대화프로그램을 교육받은 터라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을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이크 대신 TV 리모컨을 두 아이에게 들리고 각각의 아이들에게 왜 그랬는지를 물어봤습니다. 상대방이 무슨 이유로 그랬는지를 정확히 이해시키기 위해서지요.

 

분노의 니킥을 날린 지은이는 자기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노래를 서은이가 자꾸 한 음씩 소위 삑사리를 내서 화가 났기 때문이랍니다. 부를 거면 좀 잘 불렀으면 좋겠고 아니라면 입을 닫았으면 하는 것이었지요.

 

서은이도 이해했답니다. 그리고 ~쿠르트 아줌마노래로 그렇게까지 화를 낼 줄 몰랐다고 하네요. 그 점은 미안했다며 앞으로 언니를 바라보며 부르진 않겠다고 합니다.

 

가해 학생에게 벌주는 것으로 끝날 수 있지만 서로가 왜 그랬는지를 이해시켜줌으로써 서로의 관계를 원망하게 만든 점에서 도움이 된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서은이의 노래 삑~사리는 좀처럼 고쳐질 것 같지 않은데...음악학원이라도 보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