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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외로움과 고독

우리는 오랜 기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2미터[6ft] 간격이라는 물리적 불편과 더불어 사회적 고립감, 심리적 소외감, 경제적 불안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이들이 외로움을 호소하곤 합니다. 활발하던 인간관계가 단절되니 그 고통이 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우리 나눔의집 어르신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충격이 덜한 편입니다. 이미 홀로 있음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독거노인”이란 단어에 묻어나듯 그분들에게 고독한 삶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에 무감각해진 탓도 있겠지만 홀로 존재하는 법을 나름 터득하신 것만 같습니다. 홀로 있음을 고통으로만 받아들였다면 벌써 못 견디고 쓰러지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느리고 단순하고 고독한 삶의 가치를 스스로 체득하신 게 아닐까요? 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일찌감치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외로움의 골짜기를 지나 고독의 경지에 오르신 그 분들께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김토마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