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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

활동가 단상, 자활 1년을 복기하다

서른 살의 나이에 ‘사회복지’에 입문한 나, 이전의 직장을 마무리하고 서울관악지역자활센터의 실무자로서 새롭게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사회복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시간도 없이 맨몸으로 사회복지현장에 뛰어들었고 어언 1년이 되었다.

1년의 시간을 복기했을 때 스쳐지나간 질문이 있다. ‘나는 사업단 참여주민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는가?’

자활사업은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닌 참여주민들과 실무자들이 작업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몸을 부대끼며 밀접하게 일을 한다. 그렇기에 나의 말, 행동, 분위기가 주민들의 하루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때도 있다.

바쁜 업무 속에 행정서류에 묻혀 매우 형식적이고도 기계적인 모습으로 주민을 대했던 나의 모습, 주민의 가능성을 배제시킨 체, 내가 모든 것을 다해야겠다는 욕심이 앞섰던 나의 모습.

잦은 실패와 좌절 속에 나의 행동을 수정해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도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주민들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이 바뀌니, 나의 행동도 달라졌다. 조금씩 참여주민들이 집단이 아닌 한 사람의 존재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에게 있어 주민은 나약하고 연약한 존재였는데 지금은 다르다. 삶에 지혜가 내재 돼 있고, 작고 사소하지만 여러 분야에 걸쳐 전문가인 주민들이다.

그래서 마을환경지킴사업단은 전문가 천지다.

‘알치기 전문가, 쇼핑백 빨리 접기 전문가, 창고 정리 전문가’ 등이 계신다. 주민들에게 부탁을 받기보다 부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요즘, 나의 성장 그리고 참여주민의 성장을 함께 바라보는 기대로 가득하다.

 

김현진(관악지역자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