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액은 뭐죠?...영수증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분과회의가 한 달에 한 번 열린다고 되어 있는데 회의록과 결과에 대한 집행 자료도 좀 보여주세요.”
여광천 사무국장(노원나눔의집)이 꼼꼼히 서류를 살피며 의문에 대해선 바로 바로 질문과 근거 자료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불쑥불쑥 예기치 못한 질문을 던지는 최준기 신부(나눔의집협의회 원장)님.
4월 15일은 봉천동나눔의집 지도점검(이하 감사) 날이었어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산하에는 9개의 나눔의집이 있고, 기관의 건강성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1년에 한 번 협의회 차원에서 자체 감사를 합니다.
물론 보조금을 받는 자활이나 구립 어린이집 같은 기관들은 따로 외부 감사와 법인 감사도 받지만, 외부 감사 기준을 넘어선 자체 감사를 다시 실시합니다.
같은 날 우리 사무국 뿐 아니라 저희의 형제 공동체인 행복한우리집(그룹홈)도 감사를 받았지요.
사실 나눔의집 사무국이나 교회는 외부나 법인 점검의 대상으로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사무국회계와 정관과 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를 받았고 교회도 따로 회계 감사를 했습니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를 잃기 전에 미리 준비하라는 말입니다. 옭은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 감사도 법인이나 외부 감사보다 먼저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놓치지 않고 살피는 다른 것도 있습니다.
바로 과거의 지적된 것들이 바로 잡혀 있는가를 살피는 일이지요. ‘소 읽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 속엔 사실 사고가 나고 고치는 것은 적당치 않다는 예방에 중심을 둔. 사고 후 수습이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습니다.
나눔의 집이 태어나고 30년이 흘렀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어떻게 그 안에 문제가 없었을까요. 그런데도 아직 건강하게 서른 생일을 맞이하는 것은 어쩌면 사고가 나더라도 뚜렷한 지향점을 공유하고 다시 외양간을 튼튼히 고쳐온 노력 때문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중국 속담에 망양보뢰(亡羊補牢)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을 잃고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우리 속담보다 저는 중국의 속담을 더 좋아합니다.
실수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지만 저는 바로 잡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오~ 이렇게도 관리해요”라며 참고로 쓰겠다며 파일을 요구할 만큼 감사?는 아주 잘 받았습니다.
두 감사 위원이 꼼꼼히 살펴보긴 했지만 사실 분위기가 그리 딱딱하진 않았어요. ^^;;
저희 봉천동나눔의집 간사님들이 워낙 꼼꼼히 관리하고 기록해 놓으셔서 문젯거리가 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죠. ㅋㅋ
자찬이지만 스스로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도록 열심히 함께 일하는 사무국 식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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