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1월이 찾아왔고 좋건 싫건 2019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주고받으면서도, 재개발을 코앞에 둔 불안한 마음과 이런저런 염려들을 감추지 못하는 봉천동 식구와 이웃들을 보니 이 겨울이 유독 춥게만 느껴집니다.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엄연히 말하자면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달력을 만들 때 그들을 둘러싼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헤아려 그달의 명칭을 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족마다 1월의 이름을 달리 갖게 되었는데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 아리카라 族
추워서 견딜 수 없는 달 / 수우 族
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 오마하 族
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 쥬니 族
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 테와 푸에블록 族
우리도 외부의 자극과 내면의 반응을 깊이 응시하고 나서 저마다의 달력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저는 나눔의집에 드나드는 길고양이를 쳐다보다가 문득 1월을 “고양이가 식빵 굽는 달”로 이름 붙여봤습니다. 나눔의집 대문 앞 양지바른 곳에서 식빵처럼 웅크려 앉아 체온을 아끼는 그들을 보며 “인생 참 고되고 춥지만 한 평 햇볕에 힘입어 질긴 생명을 이어가는구나!” 감탄해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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