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에서 밤골을 지나면 가파른 언덕이 나옵니다. 그 언덕 꼭대기에는 신상도초등학교라는 학교가 있지요. 조금 가쁜 숨으로 올라 내리막길(위 사진)을 내려가는 데 묘한 느낌이 있어 앞을 보니 초등학교 2학년이나 3학년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저를 빤히 쳐다보며 걸어오고 있었어요.
뭐지? 하는 생각에 저도 같이 쳐다보다 서로 자리를 엇갈릴 시점에서 씩~하고 웃어주었지요.
허 참...
무엇엔가 홀린 것 같습니다. 녀석도 같이 씩~ 웃더니 한술 더 떠서 잉크까지 하지 뭔가요. 순간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길을 내려오다 다시 뒤돌아서 올려다봤습니다. 녀석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히 그냥 자기 갈 길을 가더군요. 거울이 있었다면 제 얼굴을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표정일지 혹은 무엇이 얼굴에 묻었는지...
사무실로 걸어오는 동안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것으로 봐선 제 얼굴에 뭔가 묻어 있는 건 아닌듯합니다. 허 참...
* 국사봉 언덕에서 현대시장 사거리쪽으로 바라본 풍경
어제까지만 해도 국사봉 터널을 지나는 도로 양옆 벚꽃 나무 위 가지에 달린 발그스름한 몽우리들이 바람에 떨며 움켜져 있더니 오늘 아침 일제히 터져 환하게 피어 있네요. 옆에서 슬쩍 나무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우수수 떨어질 듯합니다.
지난주 등허리를 다쳐 급히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던 박 할머니의 부상이 우려할 만큼 나빠지진 않은 듯합니다. 그리고 자녀분과도 연락되어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활짝 핀 꽃처럼 박 할머니의 허리도 쭉 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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